25년 3월 16일
일요일이고, 어떤 하루를 살았나? 무엇보다도, 너는 지금 절박한가?
매 번 입으로는 이제 달라져야 한다고,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변하지 않는다. 오늘의 일과를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어제 OTT를 보다가 늦게 잠에 들었고, 9시에 일어나려고 알람을 맞춰 놨다. 알람에 맞춰서 일어났으나 결국 다시 침대에 누웠고, 한 오후 2시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일어났던 것 같다. 오후 2시에 일어나 대충 밥을 먹고, 아. 전복죽을 먹었다. 뭔가 하기 너무 귀찮아 그냥 레토르트로 되어 있는, 약간 녹색의 쓰레기 빛깔이 나는 전복죽이었다. 엄마가 여러 개 사면서 하나 나눠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서 담배를 폈다. 날은 좀 춥지만 화창했다. 사람들은 서로 모여 웃으며 집 앞 골목길을 걷는다. 행복해 보인다. 그 행복이 고까워서 일까, 집에 들어와 롤을 켰다. 그렇게 몇 판을 지고, 이기다, 커피를 사러 나갔다. 커피를 주문하고 담배를 한 대 더 폈다. 집에 돌아가면 커피를 마시며 뭔가 유의미한 일들을 해야지, 다짐하면서. 그리고 집에 돌아와 다시 롤을 했다. 뭔가 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은 있었으나 굳이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냥 내게 짧은 만족을 줄 수 있는 게임을 했다. 그러다 배가 고파 국수를 해 먹고 다시 롤을 했다. 글로 적자니 부끄러워 몸둘 바를 모르겠다. 그럼에도 글로 적지 않으면 그저 지나가는 하루가 될 테니, 글로 적어야만 한다. 그러다 머리가 아파 누워서, 유튜브 쇼츠를 내리면서 낄낄댔다. 몇 가지 예능과 연예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무의미했다. 그걸 알면서도 누워서 한 두 시간을 내리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다시 롤을 하고, 이젠 진짜 싫증이 난다는 걸 깨달았다. 매 판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고, 의미없는 점수에 감정을 소비하고. 별 병신같은 애들이랑 싸우면서 기분을 망친다. 물론 나도 그 병신같은 애들 중 하나지만 말이다. 그래서 롤을 지웠다. 밤이 되니까 우울해진다. 하루를 또 의미없이 살았다는 사실이 교수대에 걸린 목줄이 되어 내 목을 옥죈다. 그러다 보니 죽고 싶어 졌다. 오랜만에 느껴 보는 감정이다. 그런 충동이 들었다. 분명 그 때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죽고 싶은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건 그 이유를 찾기 위함이기도 하다. 어쩌면 죽음은 하나의 도피처로써 기능하는 것이 아닐까. 이 삶이 버겁고, 내가 내게 부여한 의무나 압박이 너무 강해 도망치고 싶은 것이다. 자살을 죄악시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죽음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그 때부터 죽음을 하나의 선택지 위에 올려 둔다. 사랑을 해야 할까? 다시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할 수 있으려나. 22년의 어느 날이 생각난다. 전 연인과 봄에, 어디 꽃 구경을 갔었나. 어렴풋이 기억나지만 지금 돌아보는 그 기억은 너무 찬란하고 아름답다. 그렇다고 다시 연락하는 건 이기적인 일이다. 짐이 되기 싫어 도망가 놓고 다시 짐을 들어 달라고 연락하는 꼴이니. 또 이제는 알지 않나. 세상에 여자는 많다는 걸. 근데 이제는 너무 많이 알아 버렸다. 순수한 사랑이 존재는 할까? 다시 주제로 돌아오자. 자살이 쉬워진다면 자살률이 올라갈 것은 자명하다. 자살의 공포나 무게가 가벼워 진다면 누구나 자살을 도망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로 올려 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왜 죽고 싶어 했나? 병신같아서. 머리로는 늘 다르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지만 매일 같은 일상과, 같은 주말을 반복하는 내가 너무나 병신같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글이 이런 이야기로 끝나면 어린애가 하는 투정에 불과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다르게 살 수 있는가. 롤을 지운 건 일단 잘한 선택이다. 어떤 일을 그만 두려면 그 과정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롤에서 얻는 게 뭐가 있는가? 롤은 내게 어떤 혜택을 주는가? 만족감을 준다. 게임이 그렇듯, 내가 뭔가 쓸모 있다는 느낌을 받고 또 내가 강해진다는 착각을 준다. 사실은 내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강해 지는 것이고 그것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라질텐데 말이다. 현실의 나는 변한 게 하나 없다. 그저 한 달 벌어 전 달의 카드값을 내는, 그것도 모자라 부모의 손을 빌리고 적금까지 야금야금 까먹는 인생이다. 그런 인생이 정말 네가 기대하는 삶인가? 솔직히, 정말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간절하지 않다. 지금의 생활은 내가 상상하는 최고는 아닐지라도, 그럭저럭 살만한 삶이다. 오히려 쓸데없이 높은 이상을 부여해서 압박을 느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게 사치를 부리진 못하지만 배를 곯고 살지는 않는다. 그럼, 평생 그렇게 살고 싶은가? 하루 벌어 하루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책임질 사람이 있어도 책임지지 못하는 그런 인생을 살 텐가? 서른 쳐먹고도 부모 손 빌리며 아쉬운 소리 하면서 살아갈텐가? 그게 정녕 내가 원하는 삶인가? 아니다. 단언컨데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변해야지. 다르게 살아야지. 롤이 아닌 다른 일에 열정을 쏟아야지. 물론, 나는 그런 류의 노력에 능하지 못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일 하는 것. 매일 루틴으로 만들어야 한다. 절대 그 시간에 일어나지 않으면 못 배기게. 하루에 투자나 자산 관련 공부를 하지 않으면 못 배기게 만들자.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가? 주식과 코인으로 돈을 벌고 싶다. 속도가 느려도 좋으니 욕심 부리지 않고 매매를 완벽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자. 그럼 주식과 코인 관련 공부를 지속해야 한다. 매일, 꾸준하게. 하루 한 시간은 최소 차트를 보고 종목을 찾는다. 코인도 변동성이 나오는 구간에서만 매매하면서 원칙을 지키고, 수익금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또 한가지, 워드프레스. 매 월 손실을 보는 구조에서 수익을 보는 구조로 만들자. 하루 최소 한 개의 글을 쓴다. 그 글이 조회수가 터지든, 안 터지든 상관 없다. 끊임없이 공부해서 수익이 나는 구조로 만들자. 이 모든 걸 하기 위해, 아침 8시 20분에 일어난다. 매일같이. 일어나지 않으면 알람이 죽어라 울리도록 만든다. 슈퍼 알람의 유료결제 서비스를 이용한다.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감고 양치를 한다. 다시 잠들지 않기 위해 루틴으로 만든다. 옷까지 갈아 입는다. 그리고 책상에 앉는다. 부시시한 얼굴과 후줄근한 옷이 아닌,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세팅을 다 하고 앉아서 공부를 한다. 기사를 읽고, 종목을 찾으며 시황을 체크한다. 간단한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간다. 학교에서도 수업을 들으며 종종 기사를 읽고, 주식 관련 강의를 듣는다. 학교가 일찍 끝난 날엔 헬스장을 가고, 일찍 끝나지 않은 날엔 편의점에서 점심을 때우고 도서관에 간다. 마찬가지로,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어떻게든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라. 이렇게 쓰면 또 안하지. 하루 최소 한 개의 워드프레스 글을 발행한다. 혹은 쓰레드 계정에 글을 쓴다. 그리고 학원에 가서, 아이들 수업을 하고 수업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 다시 책상에 앉아 시황을 체크하고, 매매를 복기한다. 그리고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 삶을 좀먹는 그 어떠한 무의미한 행위도 하지 않는다. 쇼츠를 보지 마라. 릴스를 내리지 마라. 롤을 다시 깔지 마라. 그럴 바엔 컴퓨터를 없애라. 하루하루 그렇게 매일같이 산다면, 변화가 있으리라. 그러기 위해선, 일단 내일 아침에 일어나라. 잠을 몇 시간 잤는지에 관계 없이 일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