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종말 – 데이비드 싱클레어

노화의 종말 – 데이비드 싱클레어
@ 기분 좋은 충격을 선사하는 책이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노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됐다. 늙고 병들어 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예방할 방법이 많다고 느꼈다. 아직 젊은 날에 이런 글을 읽게 되었음에 감사한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노화의 이론이었다. 세포가 복제되면서 일어나는 정보의 손실 때문에 늙는다는 사실. 그것을 원초직인 유전자 A와 유전자 B로 나누어 설명하는 게 인상깊었음.

. 자연사는 없다.  결국 늙어서 어딘가 고장이 나서 죽는다. 죽음은 절대로 평화롭지 않으며, 오히려 폭력적이다. [작가는 여기서 놀라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더 젊게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생애의 말년이 앞서 산 여러 해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면? 시간이 흘러감을 걱정하지 않고, 아이처럼 더 오래 지낼 수 있다면? ]
.삶을 연장하는 것과 활력을 연장하는 건 다르다. [우리는 여러 인공 장치들과 누워 더 오래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는 더 젊게  살고 싶어한다. 그것만이 가치가 있다.]

1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늙는 이유를 설명한다]
.원시 지구에 있던 분자들이 모여 핵산을 이루고, 핵산이 농축되는 과정에서 중합체polymer를 형성한다. 이후 RNA가 되고, DNA가 만들어진다. 만들어진 유전 물질이 지방산에 감싸이면서 미세한 비눗방울처럼 된다. 이것의 세포의 최초 모습이다. 이 원시 세포들의 일부는 원시적인 대사 경로를 갖추기 시작하고, RNA의 복제가 시작된다. 그러다 한 종, magna superstes(마그나 수페르스테스 – 위대한 생존자, 작가가 붙인 임의의 이름임) 이 남는다. 이 종은 유전적 생존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이 간단한 메커니즘은 두 개의 유전자로 이루어진다.
유전자 A는 환경이 안 좋을 때 번식을 멈추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생존률을 높인다.
유전자 B는 침묵시키는 siilencing 단백질을 만든다. 이 침묵 단백질은 상황이 좋을 때 A에 달라붙어 그 유전자를 끈다. 그러면 번식을 재개한다.
이 두 가지의 유전자는 원시 지구의 모든 생물들에 있었으나, 마그나 수페르스테스의 독특한 점은, 유전자 B에 기능이 하나 추가되었다는 것. DNA의 수선을 돕는다. 세포의 DNA가 손상되면 B가 만드는 침묵 단백질이 수선을 돕기 위해 원래 붙어 있던 유전자 A를 떠난다. 그렇게 함으로써 DNA가 손상되었으면 번식을 멈추고, DNA 수선이 완료 되면 번식을 재개한다.
이후 원시 지구에 우주선이 내리쬔다. 그럼으로써 DNA에 손상이 일어나고, 손상을 회복할 회로를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생명체들은 손상된 DNA로 복제를 시작하고, 모두 죽어서 사라진다. 이후 건기가 끝나고, 다시 호수에 물이 차면 번식을 재개한다.
// 이것이 실존 생물인지는 아무도 모르나, 저자의 25년 연구는 이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생물의 존재를 암시한다고 함.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은 동일한 형태로 고대의 이 유전적 회로를 여전히 지니고 있다. 모든 식물, 곰팡이, 동물, 인간에게 들어있다.
이 생존 회로는 우리가 살아남게 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으나, 우리를 늙게 만들기도 한다. 노화의 원인은 단 한가지, 이것이다.

늙는 이유에 대한 과거의 고찰들
. 생물이 종을 위해 늙어 죽는다고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틀렸다. 개체는 자기 보전을 추구한다. 가능한 한 일찍, 가능한 한 오래 번식을 하려고 애쓴다.
. 토머스 커크우드 -> 일회용 체세포 가설/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에, 번식과 생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 다. 일찍 번식하고 일찍 죽거나, 늦게 번식하면서 몸을 유지하거나.
  이 가설은 설득력 있는 사례로 설명된다. 당신이 잡아먹힐 확률이 높은 설치류라면, 유전자를 빨리 후대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더 오래 사는 몸은 당신의 종에서 퍼지지 않았다. 오래 살면, 튼튼하지 못한 몸일테니 포식자를 장기간 피할 수 없었을 테니까.
반대로 당신이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맹금류라고 하면, 당신의 유전자는 수십년 동안 번식할 수 있는 튼튼하고 오래 유지된느 몸을 만들 때 혜택을 본다. 그 대신 한 해에 새끼를 많이 기를 여유는 없다. [ 생쥐는 겨우 3년을 사는데, 어떤 새들은 100년까지 산다고 함. 이 얼마나 놀라운 통찰인가?]
생물이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전달하면 자연선택이 불멸을 선택하지 않는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에 번식이나 수명 중 하나에 할당화록 진화했기 때문. 모든 종들은 그러했으나, 호모 사피엔스는 커다란 뇌와 번창하는 문명을 활용해 진화적으로 불리한 약점들을 극복하면서 혁신을 계속해 왔다. 수명을 점점 늘리는 것.

노화 이론의 근본적인 설명
. 노화의 통일된 이론이 필요하다.
. 피터 B. 메더워와 레오 실라르드가 제시한 가설 : 노화가 DNA 손상과 그에 따른 유전 정보의 상실로 생긴다
.  레슬리 오겔 : 오류 파국 가설 ERROR CATASTROPHE HYPOTHESIS  DNA 복제 과정에서 일어난 오류가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그에 따라 복제 과정이 점점 교란되면서 복제가 부정확하게 이뤄진다.
. 데넘 하먼 -노화가 세포 내의 자유 라디칼 전자 때문에 일어난다. 산화를 일으켜서 DNA 를 손상시키기 때문. [흔히 활성 산소라고 부르는 것들] 
// 항산화제가 수명을 늘리는지 계속 조사했으나, 어떤 항산화제도 최대 수명을 늘리지 못했다. 평균수명은 늘었음. 그러나 아직도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라는 키워드는 널리 팔리는 건강식품 키워드다.
. 실라르드는 인간 세포의 클론을 만들어 냄으로써 자신의 가설을 반증했다. 늙은 세포가 중요한 유전 정보를 잃어버렸다면, 늙은 개체로부터 복제된 개체는 여전히 늙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음.
고로, 노화는 산화로 인한 DNA(특히 미토콘드리아 DNA)의 손상 때문도 아니고, 세포핵 DNA의 돌연변이 때문도 아니다.

.과학적 합의 : 노화와 수반되는 질병은 노화의 여러 징표들의 산물이다.
징표들 : 1. DNA 손상으로 인한 유전적 불안정
2. 텔로미어의 마모
3. 어느 유전자가 켜지고 꺼질지를 조절하는 후성유전체epigenome의 변화[ 유전자 B겠죠?]
4. 단백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능력(단백질 항상성 proteostasis)의 상실
5.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6. 대사 변화로 생기는 영양소 감지 능력의 혼란
7. 건강한 세포에 염증을 일으키는 노화 세포의 축적
8. 줄기세포의 소진
9. 세포 내 의사소통의 변형과 염증 분자의 생성
지난 몇 십년 간, 과학자들은 이 각각의 징표들에 대응하는 게 노화를 막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징표들과 증상들이 노화의 지표임을 확신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는 이런 징표들이 왜 생겨나는지는 설명할 수가 없다.

“우리는 왜 늙는가?”에 대한 단일한 대답 – 노화의 정보 이론
<노화는 정보의 상실이다> /실라르드와 메더워의 개념과는 다르다. 그들은 ‘유전 정보의 상실’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유전 정보는 상실되지 않는다.
생물에게는 두 종류의 정보가 있다. 첫 유형의 정보는 디지털, 즉 A, G, T,C로 이뤄진 사진수 코드를 쓴다. 디지털 정보는 정보의 저장과 복제를 신뢰할 수 있다. (마치 컴퓨터 하드디스크 같은 것처럼) 또한, 튼튼하다. 끓는 물에서 몇 시간 동안 견딜 수 있으며, 4만년 된 인류의 뼈에서 추출할 수도 있다. 유전 정보는 DNA에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된다.
두 번째 유형의 정보는 아날로그 형태다. 오늘날 흔히 후성유전체epigenome라고 불린다. 유전적 수단을 통해 전달되지 않는 유전 가능한 형질(..? 뭔소리야) 후성유전 정보는 염색질(DNA와 히스톤 단백질로 구성된 복합체)에 저장된다. 이 후성유전 정보의 저장과 전달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이 후성 유전 정보는 하나의 수정란에서 260억 개의 세포로 이뤄진 신생아가 되기까지의 발생 과정을 조율하고,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들이 우리 몸에서 수천가지 세포로 분화할 수 있도록 한다.
후성유전 정보는 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된다. 분열된 세포가 어떤 종류의 세포로 발달할지 지시하고, 한 종류의 세포가 수십 년 동안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해 준다. (예시 : 뉴런이 갑자기 피부세포처럼 행동하지 않고, 분열하는 콩팥 세포가 갑자기 심장세포가 되지 않는 이유.)
원시지구에서 디지털 방식은 유전 정보를 장기간 저장하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그러나 환경 조건을 기록하고 거기에 반응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저장하는 게 최선이었다. 쉽게 꺼내고 저장하고 수정할 수 있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기 때문.
그러나 이렇게 아날로그 형식으로 저장한 정보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질된다. 자기장, 중력, 우주선, 산소 등에 의해. 게다가 복제하면서 일부를 잃는다.
우리는 깨진 DVD로부터 정보를 복원할 수는 없으나, 긁힌 DVD는 정보를 복원할 수 있다. 작가는 노화 역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복제 생물이 증명했듯이, 우리가 늙어도 생물은 여전히 젊을 때의 디지털 정보를 갖고 있다. 다시 젊어 지려면 그 정보를 찾기만 하면 된다.
[이 책에서 이 내용이 가장 주된 내용이다. 가장 혁신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내가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노화를 정의하고, 또한 그 근거 역시 탄탄하다. 모든 책의 내용은 여기서 시작한다. ]

원시적인 생존 회로(유전자 A와 유전자 B)는 시간이 흐르면서 아주 복잡해졌고, 우리는 22개 이상의 그런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는 삶을 늘리고, 더 건강하게 만든다. 이 유전자들은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과 기관들이 의사소통을 하게 하는 일종의 감시망을 형성한다. 상황이 안 좋으면 잠시 숨죽이고 있으라고 하고, 상황이 나아지면 빨리 성장해 번식하라고 말한다.
장수 유전자는 sirtuin(서투인)이라는 단백질을 만든다.효모에서 sir2 유전자가 처음 발견되었다. 포유류는 sirt1 에서 sirt7까지 있다. 이는 모든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서투인은 원시 생존회로의 유전자 B의 후손으로써, 단백질에서 아세틸기 꼬리표를 제거한다. 그럼으로써 필요할 때 어떤 유전자를 켜거나 끈다. 이 단백질은 세포 제어 시스템의 최상위에 위치하고, 번식과 DNA수선을 제어한다. 이들은 NAD :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라는 분자를 이용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NAD는 줄어들고, 그로 인해 서투인 단백질의 활성이 감소된다. 이것이 바로 노화의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서투인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번식 대신 수선에 집중하기 위해 “허리띠를 조이고” 노화의 주요 질병들과, 여러 염증반응에 맞선다. 기타 등등 안 좋은 것들에 대항한다.
\  비슷한 단백질로 TOR target of rapamycin이라는 단백질이 있음. 서투인은 여러 장수 유전자 중 작동이 간단하고, 조작할 수 있음. mTOR(포유류의 TOR)은 모든 상황이 좋을 때, 가용 아미노산의 양을 감지하고 그에 반응해 단백질을 얼마나 만들지 지정한다. 그러나 상황이 안 좋으면 분열을 멈추고 기존의 세포 성분들을 재활용해 생존을 도모한다.
비슷한 단백질로 AMPK가 있다. AMP-activated protein kinase/ 에너지가 적을 때 반응한다.
이러한 방어 체계들은 모두 생물학적 스트레스에 반응해 활성화된다. 어떤 스트레스는 극복하기 힘들다. 급성 외상이나 통제 불능의 감염은 노화와 무관하게 생물을 죽인다. DNA의 여러 부위가 끊기는 것처럼 세포 내부에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면 복구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후성유전 수준에서는 정보 상실이 일어난다.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방법(hormesis/약한 스트레스에 반응해 활성을 띄는 현상) : 고온과 저온 노출, 간헐적 단식, 저단백질 식단, 운동.

“노화 유전자”는 없다!
암을 치료하기 위한 주요 표적이 되는 “종양 유전자”와는 달리, 노화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없다. 우리 유전자는 노화를 일으키도록 진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효모에 대한 이야기, 자기의 연구 이야기 등 흥미롭고 책을 계속 읽게 만드는 내용이 등장한다. 효모로 노화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작가의 이야기다.
후성유전체는 히스톤단백질을 DNA가 감싸고 있는 형태다. 이 가닥이 감겨서 염색질을, 염색질이 감겨서 염색체를 이룬다. 서투인은 히스톤에게 DNA와 꽉 결합하라고 지시한다. 또한 원래 자리를 떠나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유전자를 켜고 끈다. 어떤 유전자에 DNA결합 전사 인자DNA-binding transcription factor가 달라붙으면 켜진다. 전사 인자가 달라붙을 수 있는 부위는 진정염색질 euchromatin, 못 달라붙는(silencing) 부위는 이질염색질 heterochromatin이다. 서투인은 히스톤에 붙은 화학적 꼬리표(아세틸기)를 제거함으로써 전사 인자가 유전자에 달라붙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유전자를 끈다.
동일한 DNA를 갖고 있는 우리의 세포가, 각기 다른 기관에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게  분화하도록 조율하는 게 이 후성유전체다. (작가는 이를 피아노 연주에 비유했다. 수 많은 건반의 조합으로 음악을 만들어내는) 연주자(후성유전체)가 연주를 하다가 건반 하나를 잘못 누른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나 점점 빈도가 는다. 피아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피아니스트는 작곡가가 지정한 음을 ‘거의 다’ 연주하고 있으나, 일부 음을 추가로 연주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주회는 엉망이 되기 시작한다.
이게 바로 노화다. 피아노는 DNA,멀쩡하다. 후성유전체가 유전자를 켜고 끄는 과정에서 뭔가 잡음이 발생하고 ,이런 혼란은 대부분 DNA가 끊기는 일처럼 세포에 심한 손상이 일어남으로써 생긴다. 이러한 잡음이 우리가 늙는 이유다.
노화의 보편적인 모형은 다음과 같다 : 젊음 – DNA끊김 – 유전체 불안정- DNA 포장과 유전자 조절의 교란 – 세포 정체성 상실- 세포 노화 – 질병- 죽음
우리의 DNA는 끊임없이 끊긴다. 세포가 복제할 때마다 어떤 식으로든 끊기며, 자연 방사선, 환경의 화학 물질, 병원의 엑스선 촬영에도끊긴다. DNA가 끊기면 서투인이 DNA수선의 역할을 하기 위해 떠나서 다른 업무(DNA 안정, 세포 생존, 대사, 세포 간 의사소통 등)를 하지 못한다. DNA가 자주 끊길수록, DNA 수선에 집중해야 하기에 본연의 후성유전적 기능은 오래 중단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서투인 단백질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일어난다. 서투인 단백질이 원래의 유전자를 떠나면서 켜졌던 유전자는 꺼지고 꺼졌던 유전자는 켜진다. 그리고 다시 결합할 때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유전체를 바꾼다. 이것이 후성유전적 잡음이다.
생존회로가 작동하고 노화가 일어나려면 서투인 단백질과 같은 후성유전적 조절 인자들이 한정된 양으로 존재해야 한다. 그래서 끊긴 유전자를 수선하면서 동시에 다른 유전자를 침묵시키는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 그렇기에 SIR2 유전자의 사본을 추가하면 수명이 늘고 더 오래 번식할 수 있다. 진화적으로 유리하지 않았기에 이는 자연선택에서 배제되었다. 서투인은 에너지를 많이 쓰기에 생존에서 불리하기까지 하다.
소나무는 우리의 진핵 세포 사촌인데, 그들은 늙지 않는다. 젊은 소나무와 늙은 소나무는 어떠한 의미 있는 차이도 없다. 해파리 중 일부는 잘려 나간 신체 부위로부터 온전히 재생한다. 히드라 역시 늙지 않는다. 그린란드 상어는 150세가 되어야 성적으로 성숙한다. 북극고래 역시 수백년을 산다. 세포의 나이는 완전히 재설정될 수 있다. 우리는  장수 유전자 -FOXO1,3,4,6을 갖고 있음.
와딩턴은 후성유전적 경관이 있다고 상상했다. 배아 줄기세포는 산꼭대기에 있는 조약돌이고, 이 조약돌이 굴러 떨어져서 수백 개의 골짜기중 하나로 떨어진다. 이를 ‘분화’라고 한다. 후성유전체는 중력의 역할을 한다. 그 조약돌이 그 골짜기에 있도록 유지하는 역할이자, 그 조약돌을 밑으로 끌어당기는 역할.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서투인과 전사인자, DNMT, HMT 등의 안내에 따라 각 유전자들이 다른 방식으로 켜지고 꺼짐으로써 다른 세포로 분화한다.
이 정보의 안정성이 우리의 건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DNA에 손상이 일어날 때마다 조약돌은 들썩거린다. 시간이 지나면서 골짜기가 얕아짐에 따라 조약돌이 들썩거릴 때 새로운 골짜기로 들어가는 일이 생긴다. 그렇게 각 세포는 잡음에 굴복한다. 
체내 NAD 농도가 증가하면 서투인 활성이 증가한다. NAD 농도가 증가한 생쥐들은 트레드밀이 부서질 때까지 게속 달렸다.

노화는 질병이다. 늙어서 죽는 사람은 없다. 늙어서 어딘가에 질병이 생겨서 죽는다. 그런데 우리는 개별적인 질병의 치료에만 초점을 맞추지, 노화 자체를 질병으로 볼 생각은 지금까지 하지 못했음. [작가는 노화는 질병이고, 우리는 이를 치료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가 옳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노화의 종말 – 데이비드 싱클레어
@ 기분 좋은 충격을 선사하는 책이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노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됐다. 늙고 병들어 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예방할 방법이 많다고 느꼈다. 아직 젊은 날에 이런 글을 읽게 되었음에 감사한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노화의 이론이었다. 세포가 복제되면서 일어나는 정보의 손실 때문에 늙는다는 사실. 그것을 원초직인 유전자 A와 유전자 B로 나누어 설명하는 게 인상깊었음.

. 자연사는 없다.  결국 늙어서 어딘가 고장이 나서 죽는다. 죽음은 절대로 평화롭지 않으며, 오히려 폭력적이다. [작가는 여기서 놀라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더 젊게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생애의 말년이 앞서 산 여러 해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면? 시간이 흘러감을 걱정하지 않고, 아이처럼 더 오래 지낼 수 있다면? ]
.삶을 연장하는 것과 활력을 연장하는 건 다르다. [우리는 여러 인공 장치들과 누워 더 오래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는 더 젊게  살고 싶어한다. 그것만이 가치가 있다.]

1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늙는 이유를 설명한다]
.원시 지구에 있던 분자들이 모여 핵산을 이루고, 핵산이 농축되는 과정에서 중합체polymer를 형성한다. 이후 RNA가 되고, DNA가 만들어진다. 만들어진 유전 물질이 지방산에 감싸이면서 미세한 비눗방울처럼 된다. 이것의 세포의 최초 모습이다. 이 원시 세포들의 일부는 원시적인 대사 경로를 갖추기 시작하고, RNA의 복제가 시작된다. 그러다 한 종, magna superstes(마그나 수페르스테스 – 위대한 생존자, 작가가 붙인 임의의 이름임) 이 남는다. 이 종은 유전적 생존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이 간단한 메커니즘은 두 개의 유전자로 이루어진다.
유전자 A는 환경이 안 좋을 때 번식을 멈추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생존률을 높인다.
유전자 B는 침묵시키는 siilencing 단백질을 만든다. 이 침묵 단백질은 상황이 좋을 때 A에 달라붙어 그 유전자를 끈다. 그러면 번식을 재개한다.
이 두 가지의 유전자는 원시 지구의 모든 생물들에 있었으나, 마그나 수페르스테스의 독특한 점은, 유전자 B에 기능이 하나 추가되었다는 것. DNA의 수선을 돕는다. 세포의 DNA가 손상되면 B가 만드는 침묵 단백질이 수선을 돕기 위해 원래 붙어 있던 유전자 A를 떠난다. 그렇게 함으로써 DNA가 손상되었으면 번식을 멈추고, DNA 수선이 완료 되면 번식을 재개한다.
이후 원시 지구에 우주선이 내리쬔다. 그럼으로써 DNA에 손상이 일어나고, 손상을 회복할 회로를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생명체들은 손상된 DNA로 복제를 시작하고, 모두 죽어서 사라진다. 이후 건기가 끝나고, 다시 호수에 물이 차면 번식을 재개한다.
// 이것이 실존 생물인지는 아무도 모르나, 저자의 25년 연구는 이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생물의 존재를 암시한다고 함.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은 동일한 형태로 고대의 이 유전적 회로를 여전히 지니고 있다. 모든 식물, 곰팡이, 동물, 인간에게 들어있다.
이 생존 회로는 우리가 살아남게 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으나, 우리를 늙게 만들기도 한다. 노화의 원인은 단 한가지, 이것이다.

늙는 이유에 대한 과거의 고찰들
. 생물이 종을 위해 늙어 죽는다고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틀렸다. 개체는 자기 보전을 추구한다. 가능한 한 일찍, 가능한 한 오래 번식을 하려고 애쓴다.
. 토머스 커크우드 -> 일회용 체세포 가설/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에, 번식과 생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 다. 일찍 번식하고 일찍 죽거나, 늦게 번식하면서 몸을 유지하거나.
  이 가설은 설득력 있는 사례로 설명된다. 당신이 잡아먹힐 확률이 높은 설치류라면, 유전자를 빨리 후대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더 오래 사는 몸은 당신의 종에서 퍼지지 않았다. 오래 살면, 튼튼하지 못한 몸일테니 포식자를 장기간 피할 수 없었을 테니까.
반대로 당신이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맹금류라고 하면, 당신의 유전자는 수십년 동안 번식할 수 있는 튼튼하고 오래 유지된느 몸을 만들 때 혜택을 본다. 그 대신 한 해에 새끼를 많이 기를 여유는 없다. [ 생쥐는 겨우 3년을 사는데, 어떤 새들은 100년까지 산다고 함. 이 얼마나 놀라운 통찰인가?]
생물이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전달하면 자연선택이 불멸을 선택하지 않는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에 번식이나 수명 중 하나에 할당화록 진화했기 때문. 모든 종들은 그러했으나, 호모 사피엔스는 커다란 뇌와 번창하는 문명을 활용해 진화적으로 불리한 약점들을 극복하면서 혁신을 계속해 왔다. 수명을 점점 늘리는 것.

노화 이론의 근본적인 설명
. 노화의 통일된 이론이 필요하다.
. 피터 B. 메더워와 레오 실라르드가 제시한 가설 : 노화가 DNA 손상과 그에 따른 유전 정보의 상실로 생긴다
.  레슬리 오겔 : 오류 파국 가설 ERROR CATASTROPHE HYPOTHESIS  DNA 복제 과정에서 일어난 오류가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그에 따라 복제 과정이 점점 교란되면서 복제가 부정확하게 이뤄진다.
. 데넘 하먼 -노화가 세포 내의 자유 라디칼 전자 때문에 일어난다. 산화를 일으켜서 DNA 를 손상시키기 때문. [흔히 활성 산소라고 부르는 것들] 
// 항산화제가 수명을 늘리는지 계속 조사했으나, 어떤 항산화제도 최대 수명을 늘리지 못했다. 평균수명은 늘었음. 그러나 아직도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라는 키워드는 널리 팔리는 건강식품 키워드다.
. 실라르드는 인간 세포의 클론을 만들어 냄으로써 자신의 가설을 반증했다. 늙은 세포가 중요한 유전 정보를 잃어버렸다면, 늙은 개체로부터 복제된 개체는 여전히 늙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음.
고로, 노화는 산화로 인한 DNA(특히 미토콘드리아 DNA)의 손상 때문도 아니고, 세포핵 DNA의 돌연변이 때문도 아니다.

.과학적 합의 : 노화와 수반되는 질병은 노화의 여러 징표들의 산물이다.
징표들 : 1. DNA 손상으로 인한 유전적 불안정
2. 텔로미어의 마모
3. 어느 유전자가 켜지고 꺼질지를 조절하는 후성유전체epigenome의 변화[ 유전자 B겠죠?]
4. 단백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능력(단백질 항상성 proteostasis)의 상실
5.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6. 대사 변화로 생기는 영양소 감지 능력의 혼란
7. 건강한 세포에 염증을 일으키는 노화 세포의 축적
8. 줄기세포의 소진
9. 세포 내 의사소통의 변형과 염증 분자의 생성
지난 몇 십년 간, 과학자들은 이 각각의 징표들에 대응하는 게 노화를 막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징표들과 증상들이 노화의 지표임을 확신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는 이런 징표들이 왜 생겨나는지는 설명할 수가 없다.

“우리는 왜 늙는가?”에 대한 단일한 대답 – 노화의 정보 이론
<노화는 정보의 상실이다> /실라르드와 메더워의 개념과는 다르다. 그들은 ‘유전 정보의 상실’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유전 정보는 상실되지 않는다.
생물에게는 두 종류의 정보가 있다. 첫 유형의 정보는 디지털, 즉 A, G, T,C로 이뤄진 사진수 코드를 쓴다. 디지털 정보는 정보의 저장과 복제를 신뢰할 수 있다. (마치 컴퓨터 하드디스크 같은 것처럼) 또한, 튼튼하다. 끓는 물에서 몇 시간 동안 견딜 수 있으며, 4만년 된 인류의 뼈에서 추출할 수도 있다. 유전 정보는 DNA에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된다.
두 번째 유형의 정보는 아날로그 형태다. 오늘날 흔히 후성유전체epigenome라고 불린다. 유전적 수단을 통해 전달되지 않는 유전 가능한 형질(..? 뭔소리야) 후성유전 정보는 염색질(DNA와 히스톤 단백질로 구성된 복합체)에 저장된다. 이 후성유전 정보의 저장과 전달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이 후성 유전 정보는 하나의 수정란에서 260억 개의 세포로 이뤄진 신생아가 되기까지의 발생 과정을 조율하고,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들이 우리 몸에서 수천가지 세포로 분화할 수 있도록 한다.
후성유전 정보는 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된다. 분열된 세포가 어떤 종류의 세포로 발달할지 지시하고, 한 종류의 세포가 수십 년 동안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해 준다. (예시 : 뉴런이 갑자기 피부세포처럼 행동하지 않고, 분열하는 콩팥 세포가 갑자기 심장세포가 되지 않는 이유.)
원시지구에서 디지털 방식은 유전 정보를 장기간 저장하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그러나 환경 조건을 기록하고 거기에 반응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저장하는 게 최선이었다. 쉽게 꺼내고 저장하고 수정할 수 있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기 때문.
그러나 이렇게 아날로그 형식으로 저장한 정보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질된다. 자기장, 중력, 우주선, 산소 등에 의해. 게다가 복제하면서 일부를 잃는다.
우리는 깨진 DVD로부터 정보를 복원할 수는 없으나, 긁힌 DVD는 정보를 복원할 수 있다. 작가는 노화 역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복제 생물이 증명했듯이, 우리가 늙어도 생물은 여전히 젊을 때의 디지털 정보를 갖고 있다. 다시 젊어 지려면 그 정보를 찾기만 하면 된다.
[이 책에서 이 내용이 가장 주된 내용이다. 가장 혁신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내가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노화를 정의하고, 또한 그 근거 역시 탄탄하다. 모든 책의 내용은 여기서 시작한다. ]

원시적인 생존 회로(유전자 A와 유전자 B)는 시간이 흐르면서 아주 복잡해졌고, 우리는 22개 이상의 그런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는 삶을 늘리고, 더 건강하게 만든다. 이 유전자들은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과 기관들이 의사소통을 하게 하는 일종의 감시망을 형성한다. 상황이 안 좋으면 잠시 숨죽이고 있으라고 하고, 상황이 나아지면 빨리 성장해 번식하라고 말한다.
장수 유전자는 sirtuin(서투인)이라는 단백질을 만든다.효모에서 sir2 유전자가 처음 발견되었다. 포유류는 sirt1 에서 sirt7까지 있다. 이는 모든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서투인은 원시 생존회로의 유전자 B의 후손으로써, 단백질에서 아세틸기 꼬리표를 제거한다. 그럼으로써 필요할 때 어떤 유전자를 켜거나 끈다. 이 단백질은 세포 제어 시스템의 최상위에 위치하고, 번식과 DNA수선을 제어한다. 이들은 NAD :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라는 분자를 이용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NAD는 줄어들고, 그로 인해 서투인 단백질의 활성이 감소된다. 이것이 바로 노화의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서투인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번식 대신 수선에 집중하기 위해 “허리띠를 조이고” 노화의 주요 질병들과, 여러 염증반응에 맞선다. 기타 등등 안 좋은 것들에 대항한다.
\  비슷한 단백질로 TOR target of rapamycin이라는 단백질이 있음. 서투인은 여러 장수 유전자 중 작동이 간단하고, 조작할 수 있음. mTOR(포유류의 TOR)은 모든 상황이 좋을 때, 가용 아미노산의 양을 감지하고 그에 반응해 단백질을 얼마나 만들지 지정한다. 그러나 상황이 안 좋으면 분열을 멈추고 기존의 세포 성분들을 재활용해 생존을 도모한다.
비슷한 단백질로 AMPK가 있다. AMP-activated protein kinase/ 에너지가 적을 때 반응한다.
이러한 방어 체계들은 모두 생물학적 스트레스에 반응해 활성화된다. 어떤 스트레스는 극복하기 힘들다. 급성 외상이나 통제 불능의 감염은 노화와 무관하게 생물을 죽인다. DNA의 여러 부위가 끊기는 것처럼 세포 내부에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면 복구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후성유전 수준에서는 정보 상실이 일어난다.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방법(hormesis/약한 스트레스에 반응해 활성을 띄는 현상) : 고온과 저온 노출, 간헐적 단식, 저단백질 식단, 운동.

“노화 유전자”는 없다!
암을 치료하기 위한 주요 표적이 되는 “종양 유전자”와는 달리, 노화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없다. 우리 유전자는 노화를 일으키도록 진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효모에 대한 이야기, 자기의 연구 이야기 등 흥미롭고 책을 계속 읽게 만드는 내용이 등장한다. 효모로 노화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작가의 이야기다.
후성유전체는 히스톤단백질을 DNA가 감싸고 있는 형태다. 이 가닥이 감겨서 염색질을, 염색질이 감겨서 염색체를 이룬다. 서투인은 히스톤에게 DNA와 꽉 결합하라고 지시한다. 또한 원래 자리를 떠나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유전자를 켜고 끈다. 어떤 유전자에 DNA결합 전사 인자DNA-binding transcription factor가 달라붙으면 켜진다. 전사 인자가 달라붙을 수 있는 부위는 진정염색질 euchromatin, 못 달라붙는(silencing) 부위는 이질염색질 heterochromatin이다. 서투인은 히스톤에 붙은 화학적 꼬리표(아세틸기)를 제거함으로써 전사 인자가 유전자에 달라붙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유전자를 끈다.
동일한 DNA를 갖고 있는 우리의 세포가, 각기 다른 기관에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게  분화하도록 조율하는 게 이 후성유전체다. (작가는 이를 피아노 연주에 비유했다. 수 많은 건반의 조합으로 음악을 만들어내는) 연주자(후성유전체)가 연주를 하다가 건반 하나를 잘못 누른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나 점점 빈도가 는다. 피아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피아니스트는 작곡가가 지정한 음을 ‘거의 다’ 연주하고 있으나, 일부 음을 추가로 연주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주회는 엉망이 되기 시작한다.
이게 바로 노화다. 피아노는 DNA,멀쩡하다. 후성유전체가 유전자를 켜고 끄는 과정에서 뭔가 잡음이 발생하고 ,이런 혼란은 대부분 DNA가 끊기는 일처럼 세포에 심한 손상이 일어남으로써 생긴다. 이러한 잡음이 우리가 늙는 이유다.
노화의 보편적인 모형은 다음과 같다 : 젊음 – DNA끊김 – 유전체 불안정- DNA 포장과 유전자 조절의 교란 – 세포 정체성 상실- 세포 노화 – 질병- 죽음
우리의 DNA는 끊임없이 끊긴다. 세포가 복제할 때마다 어떤 식으로든 끊기며, 자연 방사선, 환경의 화학 물질, 병원의 엑스선 촬영에도끊긴다. DNA가 끊기면 서투인이 DNA수선의 역할을 하기 위해 떠나서 다른 업무(DNA 안정, 세포 생존, 대사, 세포 간 의사소통 등)를 하지 못한다. DNA가 자주 끊길수록, DNA 수선에 집중해야 하기에 본연의 후성유전적 기능은 오래 중단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서투인 단백질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일어난다. 서투인 단백질이 원래의 유전자를 떠나면서 켜졌던 유전자는 꺼지고 꺼졌던 유전자는 켜진다. 그리고 다시 결합할 때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유전체를 바꾼다. 이것이 후성유전적 잡음이다.
생존회로가 작동하고 노화가 일어나려면 서투인 단백질과 같은 후성유전적 조절 인자들이 한정된 양으로 존재해야 한다. 그래서 끊긴 유전자를 수선하면서 동시에 다른 유전자를 침묵시키는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 그렇기에 SIR2 유전자의 사본을 추가하면 수명이 늘고 더 오래 번식할 수 있다. 진화적으로 유리하지 않았기에 이는 자연선택에서 배제되었다. 서투인은 에너지를 많이 쓰기에 생존에서 불리하기까지 하다.
소나무는 우리의 진핵 세포 사촌인데, 그들은 늙지 않는다. 젊은 소나무와 늙은 소나무는 어떠한 의미 있는 차이도 없다. 해파리 중 일부는 잘려 나간 신체 부위로부터 온전히 재생한다. 히드라 역시 늙지 않는다. 그린란드 상어는 150세가 되어야 성적으로 성숙한다. 북극고래 역시 수백년을 산다. 세포의 나이는 완전히 재설정될 수 있다. 우리는  장수 유전자 -FOXO1,3,4,6을 갖고 있음.
와딩턴은 후성유전적 경관이 있다고 상상했다. 배아 줄기세포는 산꼭대기에 있는 조약돌이고, 이 조약돌이 굴러 떨어져서 수백 개의 골짜기중 하나로 떨어진다. 이를 ‘분화’라고 한다. 후성유전체는 중력의 역할을 한다. 그 조약돌이 그 골짜기에 있도록 유지하는 역할이자, 그 조약돌을 밑으로 끌어당기는 역할.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서투인과 전사인자, DNMT, HMT 등의 안내에 따라 각 유전자들이 다른 방식으로 켜지고 꺼짐으로써 다른 세포로 분화한다.
이 정보의 안정성이 우리의 건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DNA에 손상이 일어날 때마다 조약돌은 들썩거린다. 시간이 지나면서 골짜기가 얕아짐에 따라 조약돌이 들썩거릴 때 새로운 골짜기로 들어가는 일이 생긴다. 그렇게 각 세포는 잡음에 굴복한다. 
체내 NAD 농도가 증가하면 서투인 활성이 증가한다. NAD 농도가 증가한 생쥐들은 트레드밀이 부서질 때까지 게속 달렸다.

노화는 질병이다. 늙어서 죽는 사람은 없다. 늙어서 어딘가에 질병이 생겨서 죽는다. 그런데 우리는 개별적인 질병의 치료에만 초점을 맞추지, 노화 자체를 질병으로 볼 생각은 지금까지 하지 못했음. [작가는 노화는 질병이고, 우리는 이를 치료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가 옳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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