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3월 3일
어제 돈을 늘리기 위한 로드맵을 자세히 적어 봤으니, 오늘은 다른 파트,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여러 요소 중 금전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자.
헬스를 안 한지 꽤 오래 되었다. 어떻게 보면 동기를 잃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군대에 있을 땐 밀려오는 우울을 이겨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했다면, 어느 정도의 자유를 돌려 받은 지금은 동기가 많이 사라졌다. 우울을 이겨내기 위해 할 수 있는게 너무나 많다. 사실 자유를 돌려받았다는 사실이 가장 크지 않나. 매일 정해진 시간에 자고, 먹고,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내 인생은 거의 대부분 내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다. 너무나 행복하다. 내가 갇혀 있던 곳 밖의 세상은 굉장히 아름답고 멋진 곳이었다. 헬스를 계속해야 하는가? 하긴 해야 한다. 1년치를 미리 결제해 버렸거든.ㅋㅋ… 심지어 위치도 집에서 적당히 떨어져 있다. 당시엔 그곳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교 다닐 때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집에서 학교는 약 20분이 걸린다. 학교에서 헬스장은 다시 20~30분 정도 걸릴 듯 하다. 그럼 대체 언제 헬스를 해야 할까? 집-학교-헬스장- 학원 의 루트거나, 아님 집-학교-학원-헬스장이다. 월금은 거의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원에 가야 하니 화수목과 주말을 운동 가능한 날로 잡자. 화수목에 매일 헬스장에 가자. 경로는 집-학교-헬스장-학원이 옳을 것 같다. 그래야 6호선을 이용해 다닐 수 있다. 대흥-합정-광흥창으로 깔끔하게 루트가 떨어진다. 좋다. 이러면 다닐 만 하다. 원래 어떻게 다녀야 할까 생각이 많았는데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인바디의 근육량을 목표로 잡는 게 아니라, 하루의 최대치의 자극을 주는 걸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매 주 최소 3회씩 운동한다면, 시간이 쌓이고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된다.
또 뭐가 있으려나. 음악. 기타, 노래가 있다. 기타를 연습 안 한지도 꽤 오래 되었다. 이 역시 루틴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타 연습은 사실 크게 중요도가 높진 않으나, 그로 인해 발전하는 스스로를 보는 재미가 있다. 또 몰입하기에 가장 좋은 취미다. 생각이 없어지니까. 매일 30분씩 연습할 수 있는 루틴을 정하고, 꾸준하게 연습해서 유의미한 성취를 얻기로 하자. 노래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가성비 마이크’를 샀는데, 전혀 써먹지 못하고 있다. 커버곡을 올리는 인스타를 운영할 수도 있겠다. 그러기 위해선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미디 프로그램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오인페나 페달 같은 장비를 구매해야 할 수도 있겠다. 이 부분은 급하지 않으니 조금씩 실력을 늘려 가는 것으로 하자.
독서가 있다. 지금껏 읽은 많은 책들은 그저 하나의 기록이 되었다. 거기에 ‘나 이 책 읽어 봤다’고 아는 척 할 수 있는, 일종의 지적 허영심이 되었다. 그 책들에서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삶에 적용하고 있는지 누가 묻는다면 대답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가짜 지식, 죽은 지식이라는 뜻이다. 마케팅 책을 읽었다면 뭔가를 팔아 봐야 한다. 뇌과학 책을 읽었다면 그것을 삶에 적용해 어떠한 성취를 이뤄 내야 한다. 고전이나 심리학, 인문학 책을 읽었다면 이를 인간 관계에 적용해서 하나의 처세술, 혹은 내가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렇게 적고 보니 완전히 죽은 지식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그 수준이 굉장히 낮고 얕다. 그냥 으스댈 정도의, 그러다가 누군가 질문을 하거나 조금 주제에 깊이 들어가면 벙어리가 되는 그 수준의 부끄러운 지식이다. 새로운 책을 계속 읽어나가는 것도 좋겠으나, 내가 지금껏 읽은 걸 정리해서 내게 체화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누군가 책의 제목을 던진다면, 그 책에서 뭘 얻었고, 삶에 어떻게 적용했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이 나와야 한다. 일괄적으로 책의 내용을 복기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하루의 마무리에 갖자. 의미없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대신에 말이다.
외적인 업그레이드도 들 수 있겠다.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고, 그 스타일에 맞는 옷과 헤어를 꾸미는 것. 좋다. 꾸준히 내 스타일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피드백하자. 큰 돈을 들일 필요는 없고, 관심을 갖는 정도면 충분할 듯 싶다.
아, 글쓰기를 빼먹었다. 이런 잡글, 그러니까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용도의 글이 아닌, 제대로 된 무언가를 적어 보자. 정확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자. 꼭 글의 형태가 아니어도 되니까 말이다. 지금껏 구상만 하고 뭔갈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유튜브 컨텐츠 중, 어르신의 삶의 경험을 배우는 컨텐츠를 생각해 봤다. 세대 갈등과 어른에 대한 공경이 무너지는 사회에서 다시 잊혀진 가치를 찾아 내는(물론 그냥 나이만 먹은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 컨텐츠. 낯선 사람에게 말을 잘 거는 내게 맞는 컨텐츠라고 생각된다. 또 나이 드신 분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또는, 웹소설? 나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읽는 이로 하여금 감정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그런 컨텐츠. 혹은 내가 생각하는 가치, 잘 사는 방법에 대한 인스타 게시글. 부의 축적을 위한 여정의 기록 등등. 상상은 많이 하나 의지가 부족한건지 귀찮은건지 해도 딱히 결과가 없을 것 같아 안 한 것들이 태산이다. 다시 돌아와, 글쓰기를 생활화하자. 오늘처럼 북한산이 보이는 카페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는 글도 좋고, 집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쓰는 글도 좋다. 기록을 남긴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 기록이 쌓이고 쌓여 내 역사가 되고, 나라는 인간이 될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