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6월 30일
친구가 취업에 성공했고, 오랜만에 자리를 가졌다. 열심히 산 친구는 이른 나이에 취업에 성공해 돈을 버는 나이가 되었다.
친구의 성공을 축하했지만, 가슴 한 켠이 답답했다. 이 답답함은 무엇인가. 부러움인가. 불안함인가.
나는 열심히 살고 있는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전역하고 반 년이 넘게 지났는데 무엇을 이뤘는가?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 어떤 질문에도 자신있게 답할 수가 없다. 자신감이 없어졌다. 성취가 없어서 그런가. 학기 말의 성적은 대부분 B를 맞았다. 학업에서도 그 무엇도 이루지 못했다. 원인이 무엇인가. 내가 그것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수업 시간에는 대부분 주식을 보거나 뉴스를 찾아 봤다. 시험 기간에는 시험을 온전히 준비하지 않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점수가 잘 나올 리가 없었다. 몇 개의 과목에선 FA를 받기 직전까지 결석을 했다.
그럼 주식에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는가? 계좌가 박살 났다. 여윳돈으로 계속 메꾸긴 했으나 지속된 잘못들로 계좌가 박살이 났다. 그렇게 여러 번 부러지다 보니 이젠 복기할 힘조차 나지 않는다. 주식에 있어 다시 일어날 자금도 부족하고 마음도 많이 꺾였다. 내가 이걸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돈은 많이 벌었는가? 오히려 매 월 적자를 거듭하면서 모아 둔 돈조차 바닥을 보인다. 학원 수업은 절반으로 줄었고, 그에 맞춰 돈도 절반으로 줄었다. 수입이 절반이 되었으나 돈을 뭐에 그렇게 많이 썼는지. 모아둔 돈이 없다. 돈이 인생의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도, 잘 사는 척도도 아니라는 걸 알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의문이다. 사실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나는 어쨌든 돈이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위해선 돈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하다.
편집과 촬영 기술은 많이 늘었나? 그대로 같다. 강의는 들어도 적용하지 못하고, 무엇보다 그것으로 뭔가 이뤄낸 게 없다.
나는 무얼 하며 살았나? 대체 어디에 시간과 정력을 쏟으며 살았냐는 말이다. 스스로가 한심하고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스럽다. 인생은 살만 하다고, 사소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며 살라고 떠들어 댄 게 부끄럽다. 지금 네 삶이 멋있는가? 전혀. 정말 병신같다. 손이 떨릴 정도로 말이다.
내가 무너지고 있다고 느낀다. 내 인생에서 마지막 성취는 무엇이었는가? 성취의 기쁨. 내가 뭔가를 해냈고, 실력이 늘었다는 걸 느낀 게 언제였는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다. 꼽자면 수능을 잘 본 일. 그 수능으로 난 무얼 해냈는가.
길을 잃었다. 이것저것 헤집어 보기만 하고 집요하게 파지를 않았다. 결국 나는 흙투성이가 된 채 주저앉아 엉엉 울고 있다. 그 무엇도 찾아내지 못한 채.
네가 특별하다고 믿는 걸까. 수업에선 배울 게 없고, 학점을 잘 따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사실 별 볼일 없고, 밤을 새워 공부하는 일도 딱히 의미가 없고, 대학에선 얻을 게 없고. 너 뭐 돼? 네가 하는 거라곤 게임 밖에 없는데.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면 멋있나? 넌 뭘 할 수 있어? 뭘 잘해? 뭐 내세울 게 있어? 돈이 많아? 외모가 뛰어나? 노래를 잘 부르거나 연기를 잘해? 아님 공부를 잘해? 병신이 좆도 없으면서 잘난 체하고 있어.
난 정말 뭘 잘하지? 뭘 좋아하지?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어떻게 살아야 하지? 뭘 해야 하지? 뭘로 돈을 벌지?
다 놓아 버리고 싶다. 질문이 너무 많아 어지럽다. 그러나 그 중 단 하나도 답을 하지 못해 너무나 괴롭다.
그럼, 그 답을 하기 위한 삶을 살자.
나는 무얼 잘하는가? 잘하는 게 없다면 만들어라. 애프터이펙트와 프리미어를 토가 나올 정도로 연습하고, 공장처럼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훈련하라.
나는 무얼로 돈을 벌 것인가? 그것 역시, 만들어라. 수익이 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검증해라. 수익이 안 나면 이유를 찾고 개선하라. 내가 가진 것 중 무엇을 팔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라.
미친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 낭만적인 생각은 버려라.
인스타를 지우고 요즘 예전에 읽고 정리한 독서 기록을 다시 읽어보고 있다. 의지를 믿지 말고 시스템으로 만들라는 말이 있었다. 시스템으로 만들어라. 그걸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라.
프리미어와 애프터이펙트를 숙달하길 원한다. 한 시간을 두고 오로지 그것에만 집중하자. 휴대폰도 치우고, 기타 잡것들도 모두 치우고.
주식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길 원한다. 내 기준을 만들기 위해 여러 매매를 하고, 공부하자. 매매를 하는 시간을 정하고, 승률이 높은 구간을 선별해내라.
백날 이렇게 글로 써도 변하지 않는다. 행동해야 변한다. 행동해라. 하루의 밀도를 극한으로 높여라. 생산성을 극대화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