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5월 18일
엄마랑 장을 봤다. 살 것들을 다 사고, 초밥을 사려고 했는데 까먹고 계산을 마쳤다. 엄마가 들어가서 다시 사 오라고 했고, 초밥이 두 팩 남아 있었다. 동생이 초밥을 사 오라고 했단다. 한 팩만 골라서, 더 이상 없다고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는 더 큰 걸 사든가, 한 팩 더 가져오라고 했다. 괜찮다고, 오늘 산 거 요리해 먹으면 된다고 했으나 엄마는 기어코 다시 들어가 한 팩을 더 가져 왔다.
만이천칠백칠십원. 그리 비싸지 않다. 근데 왜 그것 하나 고르면서 나는 갈등했을까. 괜찮다는 말이 먼저 나왔을까. 우리 가족 다 여유롭지 않다는 걸 알아서 그런 걸까. 독립한다고 하고 내 앞가림조차 못하는 게 부끄러워서 그런 걸까. 엄마가 고집을 부리며 초밥을 가지러 갔을 때 눈물이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부모는 점점 늙는다. 몸에 한 군데씩 이상이 생긴다. 엄마는 복층 원룸에서 동생이랑 같이 산다. 침대를 펼 공간도 없어 본가에서 소파를 가져다가 거기서 잠을 잔다. 허리가 점점 굽는다는 말이 왜 그렇게 아프게 느껴졌을까. 그러면서 돈 부족하면 말하라는 말은 왜 빼먹지 않고 할까. 필라테스 3개월이 너무 비싸다는 말을 계속 하면서 말이다.
정신 차리라. 너는 장남이고 부모의 노후를 보장해야 한다. 징징대지 말아라. 그럴 여유조차 없다.